권순훤의 신보 'Opus. 2 (작품2번). 다양한 활동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권순훤의 새 앨범으로 리스트의 사랑의 꿈, 차이코프스키의 뱃노래, 베토벤의 월광곡 등 가을과 어울리는 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특히, 기존 월광곡의 느낌인 달빛, 아름다움 등의 피상적인 접근이 아닌, 월광곡을 작곡하는 당시의 베토벤의 상황에 대한 접근을 바탕으로 월광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다. "베토벤의 14번 소나타는 '월광곡'이라는 명칭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나, 한편으로는 베토벤이 당시 만나던 명문가의 소녀인 줄리에타 귀차르디에와의 사랑의 감정이 녹아있는 곡이기도 하며, 그 소녀에게 이 곡을 헌정하기도 했습니다. 베토벤은 음악가로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었지만, 당시에는 음악가라는 직업의 사회적인 위상이 귀족과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기에는 힘든 위치였습니다. 월광곡에는 베토벤 자신이 명문가의 자제인 줄리에타와 정말로 결혼을 할 수 있을까하는 물음에서 오는 의구심과, 유명한 피아니스트였음에도 경제적인 풍요, 사회적인 배경도 없는 자신의 처지에 대하여 고민하는 여러 감정이 녹아있습니다. 그리고 이 곡이 완성될 때 쯤 줄리에타 귀차르디에라는 소녀는 집안의 뜻을 이겨내지 못하여 베토벤과 헤어지고 다른 귀족과 결혼을 합니다. 베토벤도 이렇게 될 상황을 어느정도 예견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월광곡은 일반적으로 '달빛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멜로디를 지닌 환상곡 풍의 소나타'라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름다운 멜로디 이면에 베토벤의 불안한 사랑, 확실하지 못한 미래에서 비롯되는 어두운 감정, 그렇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극복해 나가려는 베토벤 특유의 철학이 다양하게 녹아들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권순훤" 위와 같은 색다른 해석과 수록된 곡 중 절반이 넘는 5곡의 연주영상을 권순욱 감독과 함께 제작하였고, 특히 월광곡의 3악장은 댄싱팀 리볼버의 '재규어'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기존 클래식 연주영상과 B-Boy의 댄스영상을 감각적으로 담아내었다. 마지막 곡으로는 또 다른 유명한 '월광곡'인 드뷔시의 '달빛'이 수록되어 있다.